우리 고장 속초/설악산

청호동으로 가는 배

설악산 대청봉 2011. 11. 26. 17:49

 

<갯배>

 

청호동으로 가는 배 /  지 영희

 

 

네에게 내린 줄을 당기고 싶다는 건

내게로 오려함이였다

 

 

뱃전에 달라붙는 소외된 냉기쯤

더 아플 것 없는 청호동 바람에 훑어내고

가끔 큰 배가 지나칠 때마다

물결사이로 솟구치는 유혹은 두려움이기도 하지만

네가 왜

먼 바다에까지 외등을 밝히고

밤마다 서성이는지 알아야겠다

갈고리에 끼운 쇠줄

힘껏 당기어

네 가슴 한가운데를 끌어내는데

내 넌저 가고 있는 건

발 먼저 내달아지는 건 무슨 까닭인가

 

바람 속 너를 끌어안고 싶은

오늘

내 가슴 한 가운데로

굵은 쇠 줄 하나 내리고 싶다

 

<속초문화 제13호에서>

 

 

갯배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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