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구들과 함께/속초고 제11회-동창

당신과 나의 한해가 행복 했으면 좋겠습니다

설악산 대청봉 2012. 1. 14. 07:27

 

< 2009년 미시령 계곡에서 제11회  친구들 야유회 >

 

 

당신과 나의 한 해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글 / 이 채

 

신이 강을 이룰 때

이쪽 과 저쪽을 가르지 아니하였고

신이 사람을 만들 때

높고 낮음을 정하지 아니하였거늘

 

우리는 어찌하여

강의 이쪽 과 저쪽을 갈라서

있고 없고를 따지며

사람의 높고 낮음을 정하여

위치 와 거리를 두는지요

 

스스로 그늘을 만들지 않는 한

어디에도 햇살은 다녀가고

스스로 가치를 낮추지 않는 한

우리는 누구나 만물의 영장입니다

 

강 저쪽에서 바라봐도

찬란한 노을은 언제나 아름답고

출렁이는 은빛 물결에

오늘도 더없이 행복한 마음

 

살다가 살다가

어느 날 천국의 문이 열리는 날

우리는 주머니 없는 하얀 옷을 입고

누구나 빈손으로 그 곳으로 가지요

 

알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

깨닫지 못하는 것도 아니건만

늘 망각의 동물이 되어

욕심만 쌓이고 쌓여 갑니다

 

가졌다 하여

여섯 끼를 먹을 수 있으며

높다고 하여

한 평 넘게 누울 수 있을까요

 

비록 가진 것 없어도

비록 높은 곳 아니어도

오늘도 맑고 고요한 하루 또 하루에

당신과 나의 한 해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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